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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문법] 완료 시제, 어렵다구요?

2014.08.17 19:30

EPI관리자 조회 수:1137

한국어의 커다란 특징 중 하나가,

'시제가 애매하다'는 점입니다.


좋게 말해 "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" 거지만요,

나쁘게 말하면 "그냥 대충 얼버무리기 마련이다"는 이야기지요.


한국 사람들이 영어의 시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겁니다.

스스로 제대로 말해본 적이 없으니 이해하기도 힘든 게 당연하지요.

(물론 영어권 사람들이 한글을 배울때보다는 쉽습니다만)


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완료 시제입니다.




문법 교재들에서는 완료 시제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.


1. 현재완료

- 과거에서 지금까지 계속 하고 있는 행동

- 과거에 한 일이 지금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행동

- 경험


2. 과거완료

- 대과거(과거보다 더 과거)


3. 미래완료

- 미래의 어느 시점에, 그 전에 시작한 일을 계속 하고 있는 행동

- 미래의 어느 시점보다 과거에 한 일이, 미래의 어느 시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행동


4. 준동사의 과거형
- to 부정사의 과거 (to do → to have done)
- 동명사의 과거 (doing → having done)
- 분사의 과거 (doing → having doing / done → having been done)


외울 게 참 많지요?
계속되는 일이기도 했다가, 경험이기도 했다가, 과거형이기도 했다가...

그런데 말입니다,

과연 영어권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복잡한 시제 표현들을 쓰고 있는 걸까요?
영어도 꽤나 오랫동안 쓰인 언어인데, 왜 좀 더 쉬운 표현으로 안 바꾼 걸까요?
(뭐, 영어가 잘 발달된 언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만)

그건 어디까지나 완료형이, "반드시 필요한 표현"이기 때문입니다.



사실 완료형은 딱 한 마디로 줄여서 표현할 수 있어요.

"이야기가 시작된 시점이,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시점보다 이전일 때 사용하는 표현"

이라고 말이죠.

이런저런 시제나 표현에서 각각 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십상이지만,
원래 그 중심이 되는 의미는 딱 하나뿐이더라는 겁니다.
아니었으면 이 녀석도 부정(不定)사라고 부르고 있겠지요.
(부정사... 이야기도 나중에 한 번 해 봅시다. 이 녀석이야말로 투덜댈 거리가 많으니까요.)


좀 더 쉽게 이야기해볼까요?

1. 현재완료
이야기의 초점은... 현재
이야기의 시작은... 과거

2. 과거완료
이야기의 초점은... 과거
이야기의 시작은... 그보다 더 과거

3. 미래완료
이야기의 초점은... 미래(의 어느 시점)
이야기의 시작은... 그보다는 앞의 시점

4. 준동사
이야기의 초점은... 문장의 시점
이야기의 시작은... 그보다는 앞 시점

초점이 무슨 이야기냐구요? 그냥 그 이야기가 진행되는 시간이란 겁니다.
말하자면, 현재완료는 "현재를 바라보고 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거지만, 어쨌거나 시작은 과거"라는 겁니다.
그러니까 과거형이기도 하면서 현재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겁니다.

다른 모든 시제들도 마찬가지에요. 준동사도 그렇구요.


문법 교재에 나온 내용들만 암기해서는, 다른 상황에 대처할 수가 없게 되어버리기 십상입니다.
원칙을 모르면 미묘한 뉘앙스를 알 수 없으니까요.

예문이나 좀 더 자세한 설명은, 학원 와서 작은임쌤에게 물어보도록 하세요. ^^